IFC개방형BIM입문

Revit 없이도 BIM 파일을 열 수 있다고? IFC와 오픈 BIM 제대로 이해하기

MADE IN WORKS·2024. 2. 5.·6분 읽기

IFC(Industry Foundation Classes)는 BIM 데이터 교환을 위한 국제 표준 포맷이다. "개방형 BIM(Open BIM)"이라는 말의 핵심에는 항상 IFC가 있다. IFC를 이해하면, Revit이 없어도 BIM 데이터를 읽고 쓸 수 있고, 서로 다른 소프트웨어 간 데이터 연동이 가능해진다.

"그냥 다 같은 소프트웨어를 쓰면 되는 거 아닌가요?"
이론적으로는 맞다. 하지만 실제 프로젝트에는 건축사무소, 구조 엔지니어, 설비 협력사, 시공사가 저마다 다른 소프트웨어(Revit, ArchiCAD, Tekla)를 쓰는 게 현실이다. 발주처가 "우리 모두 같은 프로그램을 쓰라"고 강제할 수도 없고, 강제한다 해도 각 분야 전문 소프트웨어를 포기시키는 건 오히려 비효율적이다. IFC는 이 현실적인 문제를 "포맷을 하나로 통일"하는 대신 "교환 표준을 하나로 통일"하는 방식으로 푼다.

IFC가 왜 필요한가 — 종속의 문제

Revit 파일(.rvt)은 Revit이 있어야만 열 수 있다. 이건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비즈니스 리스크로 이어진다. 발주처가 특정 소프트웨어 회사에 종속되면, 향후 유지관리 단계에서 그 회사의 라이선스 정책이나 가격 변화에 발주처가 끌려다니게 된다. 준공 후 20~30년을 내다봐야 하는 건물 자산 관점에서 이건 심각한 문제다.

IFC는 특정 소프트웨어에 종속되지 않는 중립 포맷이다. ArchiCAD로 만든 모델을 Revit에서 열어야 하거나, Tekla로 만든 구조 모델을 Solibri에서 검토해야 할 때 IFC가 필요하다. 발주처 입장에서는 "이 프로젝트의 최종 데이터는 특정 회사 소프트웨어에 갇히지 않는다"는 것을 보장받는 셈이다.

[Image: Revit·ArchiCAD·Tekla 등 서로 다른 소프트웨어가 IFC라는 공통 포맷을 통해 하나의 모델로 합쳐지는 개념도]

IFC 내보내기 설정 체크리스트

IFC 내보내기를 할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설정이다. 이 설정을 대충 넘기면, 파일은 만들어지지만 정작 받는 쪽에서 열었을 때 형상이 깨지거나 정보가 텅 비어있는 사고가 난다.

  • 내보낼 형상 수준: "Standard" 또는 "Design View" (목적에 따라 선택)
  • 내보낼 속성: "IFC Properties" + "Revit Properties" 함께 내보내기
  • 좌표계: "Shared Coordinates" 기준
  • 파라미터 매핑: Revit 파라미터 → IFC 속성 매핑 확인

이 중에서도 실무에서 가장 많이 사고가 나는 항목은 좌표계다. IFC 내보내기 설정에서 "프로젝트 기준점"이 기본값으로 잡혀 있으면, 받는 쪽 소프트웨어에서 모델이 대지 경계 밖 엉뚱한 곳에 떠 있는 채로 열린다. 반드시 "공유 좌표(Shared Coordinates)" 기준으로 내보내야 여러 소프트웨어 간에도 위치가 일치한다.

IFC의 현실적인 한계

IFC가 만능은 아니다. 실무에서 자주 부딪히는 한계는 다음과 같다.

문제설명해결 방안
데이터 손실Revit 고유 정보가 IFC 변환 시 손실됨IFC 내보내기 설정 최적화
파일 크기Revit 대비 2~3배 큼필요에 따라 뷰(뷰) 기반 내보내기
형상 오류중첩 패밀리나 복합 형상에서 오류 발생패밀리 단순화 후 내보내기
매핑 불일치Revit 파라미터와 IFC 속성명 불일치Property Set Mapping 사전 정의

"데이터 손실"이 특히 체감이 크다. Revit은 자체적으로 수백 개의 내부 파라미터를 갖고 있는데, IFC는 이걸 전부 표현할 표준 속성 집합(Property Set)을 갖고 있지 않다. 결국 IFC로 내보내는 순간, Revit에서만 의미가 있던 일부 정보는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간다. 이걸 "IFC가 부실하다"고 탓하기보다, 애초에 어떤 정보가 IFC를 통해 꼭 전달되어야 하는지를 프로젝트 초반에 정의해두는 게 현실적인 대응이다. 이게 바로 EIR(Exchange Information Requirements)이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Image: IFC로 내보내기 전(Revit 파라미터가 가득한 화면)과 내보낸 후(IFC 속성 뷰어에서 일부 정보가 비어있는 화면)를 비교한 스크린샷]

처음 협업할 상대와는 "샘플 IFC"부터 주고받아라
처음 협업하는 회사와는 실제 모델을 보내기 전에, 벽 몇 개짜리 간단한 샘플 모델을 IFC로 내보내서 상대방 소프트웨어에서 제대로 열리는지 먼저 확인하는 걸 권장한다. 이 확인 없이 몇 주 작업한 실제 모델을 보냈다가 매핑이 깨진 걸 뒤늦게 발견하면, 되돌리는 데 걸리는 시간이 훨씬 크다.

마무리

IFC는 완벽하지 않지만, 오픈 BIM을 위한 유일한 현실적인 선택지다. IFC 내보내기 설정을 최적화하고, 변환 후 검증 프로세스를 갖추면 실무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결국 IFC를 잘 쓴다는 건 "완벽한 변환"을 기대하는 게 아니라, 무엇이 손실될 수 있는지 미리 알고 그 부분만 별도로 챙기는 것이다.